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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4-05-0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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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想과 세상]도깨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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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임철주
 조회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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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놀던 동네 아이들이 모두 사라진 저녁, 아이는 지친 엄마를 기다리고 있었지. 검은 나무 아래, 작은 기척에 홀린 듯 다가갔지. 둥지에서 떨어진 아주 조그맣고 겁이 많은 새, 두려움에 발톱을 동그랗게 오므린 새. 어떡하나. 어미 새가 찾고 있을 텐데, 하늘 끝에 걸린 둥지는 너무 아득했지. 놀란 새가 아이의 손을 쪼았지. 도깨비불이었나. 아이에게서 사라진 빛. 새를 놓친 아이는 집으로 뛰어가 이불 속으로 숨었지. 작은 새가 어미 새를 못 만나면 어떡하나.
다음 날 등굣길에 보았지. 새가 떨어진 자리에 물웅덩이, 그 위에 검은 나뭇잎 하나 떠 있었지. 어떡하나. 내가 새를 죽였나 봐. 새는 날지 못하는 웅덩이. 그 위에 잿빛 불꽃 하나 인스타 팔로우 구매 도깨비불처럼 반짝였지. 오늘도 골목 어귀에서 엄마를 기다리는 저녁 아이들, 작은 새를 손에 꼭 쥐고서.
1998
푸른 물방울
팽목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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